[서창익의 누구나 평생교육] 평생교육의 공교육과 사교육
2년 전 3만여 명의 인구가 사는 경북 남부지역 어느 군에서 평생교육원 설립을 도와준 경험이 있다.
준비과정에서 사업장 소재지에 대한 하드웨어적인 요소는 쉽게 해결되었다.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담당 교육지원청의 주무관은 평생교육시설의 설립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적거나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다른 지방의 교육지원청에 문의하고 또 문의했다. 담당 주무관의 개인 일정으로 업무가 지연되기도 했다.
담당 주무관과의 업무가 3개월 이상 소요되었다. 해당 교육지원청의 홈페이지에는 평생교육시설 설립에 대한 안내가 없다.
2년이 지난 지금도 그러하다. 평생학습도시라는 결과물에만 관심 있는 우리나라 평생교육 체제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평생교육 기관이 2가지로 나뉜다. 공교육 기관과 사교육 기관이다.
공교육 기관은 평생교육진흥원(시·도)에서 평생학습센터(읍·면·동)로 불리고 사교육 기관은 평생교육원으로 불린다.
필자는 언론기관 부설 평생교육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사교육 기관인 아카데미, 문화센터, 평생교육원 등의 간판을 내걸고 운영해오던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이젠 공공기관의 평생학습강좌라는 명분으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인문교양 교육으로 제과제빵·영어·중국어 등이며 문화예술 교육으로 오카리나·하모니카·홈패션·미술 등,
직업능력교육으로 캘리그라피·커피바리스타·댄스 등 50~70여 개의 프로그램이 해당한다.
시설과 교육 관련 부자재와 연결된 인허가 사항을 살펴봐야 하는 프로그램도 간혹 눈에 띈다.
공교육 기관은 모두 협력관계가 될 수 있다. 사교육 기관에 비해 돈과는 관련이 거의 없는 교육집단이다.
이익집단도 아니다. 평생교육이라는 명분으로 국가의 국민을 교육하는 충실한 교육집단이다.
광역시의 평생교육진흥원은 종전의 플랫폼을 새로운 플랫폼이라는 이름으로만 평생교육을 정보화하고자 노력한다.
살펴보니 역시 그들만의 정보이다. 사교육 기관을 배제한 그들만의 노력은 결국 과거를 답습한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공공기관 자체의 시스템이다. 현행 공공기관 체제는 평생교육사가 교육생에게 신경을 쏟을 수 있는 체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1년 또는 2년 단위로 선정되는 평생교육 강사에게 공문서 처리, 사후관리, 전시회라는 명목으로 모든 부담감을 주고 있다.
사교육 기관은 모두 경쟁 관계다. 동질의 평생교육원 간에는 경쟁 관계라는 것이 있다.
경쟁 평생교육원을 분석하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찾아 전략을 세우고 실행한다.
지금까지 사교육 기관에서 개발하고 발전시켜 온 대부분의 교육프로그램을
평생교육이라는 명분으로 공교육기관에서 저렴한 수강료를 받고 진행하고 있다.
대학입시에서 공교육 기관인 학교는 사교육 기관인 학원에 완전히 졌지만, 평생교육에서는 공교육이 사교육을 침범하고 있다.
얼마 전 광역시의 평생교육진흥원에서는 대학과 공공기관의 평생교육 관계자들만 모아서 평생교육의 방향을 의논하였다.
그곳에 민간 평생교육 관계자는 초청받지 못했다. 평생을 업으로 삼아 평생교육기관을 운영하는 자는 보이지 않았다.
평생교육에도 교육생 개인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교재를 개발하고 사후관리하여 국가자격증을 취득하게하고 취창업을 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시간적 여유와 능력이 있는 사교육 기관의 역할이 돋보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때이다.
그나마 앞서가는 평생교육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곳이 사교육 기관이다.
비슷한 프로그램으로 차별화되지 않는 공교육 기관에서 사교육 기관으로의 교육생 이동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 자격을 취득하여 국민의 생활이 윤택해지는 평생교육 프로그램,
취미생활이 경제활동으로 이어지는 난이도 높은 평생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실행은 사교육 기관이 해야 할 일이다.
모든 것은 사교육 기관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