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 주민주도형 마을리빙랩 성공사례] 영오리, 미술아카데미로 다시 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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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시 주민주도형 마을리빙랩 성공사례] 영오리, 미술아카데미로 다시 웃다

관리자 0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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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의 인구가 더 이상 줄어들지 않고 다시 활기를 찾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영오리 주민주도형 마을리빙랩은 인구소멸 위기에 맞선 주민 자구책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상주시(시장 강영석) 공성면 영오리는 인구 70여 명의 작은 마을이다. 산비탈 지형과 불편한 교통, 척박한 농업 환경 속에서 빈집이 늘고 귀농·귀촌마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인구소멸’이라는 위기는 이곳에서는 이미 현실이 되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좌절 대신 새로운 시도를 선택했다. 바로 주민주도형 마을리빙랩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이 더 이상 줄어들지 않고 다시 활기를 찾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상주시 주민주도형 마을리빙랩의 핵심 연구원 박경배·방영숙 씨는 만날 때마다 이런 화두를 나눈다. 지난 1년 6개월간 두 사람과 주민들은 작은 실험을 이어왔다. 그 결과, 마을 곳곳에 변화의 싹이 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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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손잡지 않았다면 절대 열 수 없는 행사였다며 작지만 주민 스스로 준비하고 성취감을 느낀 경험이 소중하다고 방영숙 연구원은 말했다.


▲ 파머스 마켓, 소통의 장을 열다

지난 6월 열린 파머스 마켓(6.21~22)은 그 변화의 한 장면이었다. 주민들이 직접 음식을 만들고 농산물을 내다 팔았다. 상주와 인근 지역 주민들도 찾아와 흥겨운 한마당 축제가 되었다. 방영숙 연구원은 “주민이 손잡지 않았다면 절대 열 수 없는 행사였다”며 “작지만 주민 스스로 준비하고 성취감을 느낀 경험이 소중하다”고 말했다.


▲ 마을평생교육원, ‘미술아카데미’로 첫걸음
영오리 마을리빙랩의 또 다른 축은 마을평생교육원이다. 주민들이 선택한 첫 프로그램은 미술이었다. 박경배 연구원이 주도한‘미술아카데미’는 2024년 5월 개강해 매주 화요일 캘리그래피, 인물화 등 수업을 진행한다. 주민들은 무료로 수강하며, 마을 풍경과 이야기를 그림으로 담아내고 있다. 내년에는 마을 미술전시회 개최도 준비 중이다. 이 과정에서 한 청년 화가가 미술협회에 정식 등단하는 성과도 나왔다. 주민 이모 씨(65)는 “어릴 적 붓을 잡아본 적도 없는데, 지금은 마을을 주제로 스케치를 한다. 우리 마을이 이렇게 작품으로 남는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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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이모 씨(65)는 어릴 적 붓을 잡아본 적도 없는데, 지금은 마을을 주제로 스케치를 한다. 우리 마을이 이렇게 작품으로 남는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 작은 불편을 넘어, 더 큰 공동체로

교육생이 늘면서 불편도 생겼다. 점심식사를 해결하려면 면소재지까지 차량 이동을 해야 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를 불평이 아닌 새로운 가능성으로 받아들였다. “교육생이 늘면 마을에서 직접 운영하는 공유식당을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나온 것이다. 앞으로 평생교육원은 미술에만 머물지 않는다. 건강·교양·인공지능(AI) 강좌 등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주민들은 “관계인구가 늘어나고, 교육을 통해 마을이 외부와 연결되면서 경제도 순환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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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실용미술협회의 후원으로 오는 11월 한국실용인물대전을 기획한다고 영오리 리빙랩 사무실에서 밝혔다


▲ 전문가와 행정의 시각

가람과사람의 이정규 책임멘토는 “인구소멸 문제는 외부 지원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주민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자율적으로 해법을 찾지 않으면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상주시 관계 공무원도 의견을 보탰다. 그는 “영오리 사례는 인구소멸 위기에 맞선 주민 자구책의 좋은 본보기”라며 “행정은 주민들의 도전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야 한다. 앞으로 이런 리빙랩 모델을 다른 마을로 확산해 지역 맞춤형 인구소멸 대응 전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 작은 마을, 큰 변화
영오리에는 여전히 빈집이 많고, 인구는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관계인구가 늘어나고, 주민들이 스스로 배움과 소통의 기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한 주민은 “마을이 예전엔 적막했는데, 지금은 매주 화요일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인구 70여 명의 작은 마을. 그러나 ‘소셜스페이스 영오리 리빙랩’은 오늘도 한 걸음씩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주민들의 작은 붓질 하나하나가 모여, 인구소멸의 어두운 현실에 새로운 색을 입히고 있다. 




출처: 대구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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