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 주민주도형 마을리빙랩 성공사례] 공동체가 살아나는 현장, 인구 회복의 실마리를 품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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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14:45
상주시 주민주도형 마을리빙랩 심벌마크. 상상과 주도가 만난 ‘상상주도’는 상주의 지역성과 주민주도 철학을 창의적으로 결합했다.
2024년 3월, 경북 상주시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주민주도형 마을리빙랩이 이달 21일 상주시청 대강당에서 열리는 성과공유회를 끝으로 약 2년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주민이 주도하고, 마을이 실험하고, 현장이 변화한다’는 목표 아래 추진된 이번 사업은 단순한 공모사업을 넘어 지속 가능한 지역공동체 모델의 탄생이라는 커다란 성과를 남겼다.
지난달 30일, 상주시 화남면 소곡1리 마을에서는 느린우체통 제막식이 개최되었다. 주민주도형 마을리빙랩의 일환으로 소통과 공동체 가치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행사이다.
성과공유회에서는 각 마을의 실험 사례 발표를 비롯해 리빙랩을 통해 만들어진 성과물 전시, 참여 연구원 시상식, 주민·전문가가 함께하는 토론회도 마련되어 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보고회가 아니라, 상주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살아있는 마을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 마을이 실험실이 되다
이번 상주시 리빙랩은 북문동, 동성동, 모동면, 외남면, 공성면, 이안면을 포함해 총 18개 마을에서 다양하게 시도되었다. 각 마을은 고유한 문제의식과 여건을 바탕으로 ‘낙과 활용 가공사업’, ‘전통 경관 회복’,‘청년 중심 커뮤니티 활성화’,‘돌봄과 고독사 예방’등 지역 맞춤형 실험을 설계하였다.돌담길 조성’과 같은 소규모 실험도 주민들의 자발성과 창의성을 끌어내는 성과를 냈다. 단순한 사업을 넘어, 마을마다 사회적·문화적 자산이 축적되는 과정이었다.
상주시 북문동 풍물패가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풍물패 공연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전통문화 계승과 공동체 활성화 활동이다.
◆ 멘토링 기반의 주민성장 실험
이번 사업에서 돋보였던 요소는 ‘책임멘토제’의 체계적 운영이다. 멘토들은 단순 자문이 아닌 실험설계, 디자인씽킹 워크숍, 주민 인터뷰, 실행 계획 수립 등 전 과정에 참여하며, 주민들이 단순 수행자가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주체로 성장하도록 도왔다.
멘토링은 행정 중심의 관료적 접근이 아닌, 주민 중심의 문제해결 기반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고, 이는 마을 자치 역량 강화, 청년 리더 양성, 지역 커뮤니티 회복으로 이어졌다.
모동면 주민들이 참석한 현장탐방 행사. 지역 소통과 친목을 위해 마련된 현장탐방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지역 발전을 함께 논의하고 있다.
◆ 인구소멸 시대, 리빙랩은 대안이 될 수 있는가?
상주시는 인구감소, 고령화, 농촌 해체라는 중첩된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이번 리빙랩은 그에 대한 대응책으로, 행정이 개입하되 주민이 주도하고, 실험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검증하는 정책 실험장으로 작동했다.성과는 분명했다. 귀농·귀촌 희망자의 관심 증가, 리빙랩 활동 이후 마을 방문객 및 관계인구 증가, 마을 브랜딩 강화, 청년 커뮤니티 확대 등으로 인해 일부 마을에서는 정주 인구 전환 가능성이 생겨났다.
리빙랩이 본격화된 마을 중 일부는 외지인의 거주 문의가 늘고, 청년회가 운영하는 소셜 카페 및 가공체험 프로그램은 체험형 농촌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이렇듯 생활 실험을 통해 마을의 이미지와 기능이 회복되고 있는 현상은 단순히 마을 살리기를 넘어, 지역 인구 회복의 가능성까지 시사한다.
◆ 행정의 뒷받침, 주민의 자발성 그리고 다음 실험
이번 리빙랩의 진정한 성과는 사업비 집행이 아니라 주민의 변화다. ‘지원에서 자립으로’, ‘지시에서 참여로’ 이행되는 구조 속에서 상주시청은 과도한 개입 없이, 주민의 주도성을 존중한 뒷받침 행정을 유지했다. 인구정책팀 등 관계 부서의 협업도 빛났다. 하지만 질문은 계속되어야 한다.
“이 사업이 끝나면 마을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리빙랩 이후에도 주민조직은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행정이 아닌 주민과 마을이 만들어 가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하다는 희망은 이미 현장에서 증명되었다.
◆ 마을에서 출발한 혁신이 새로운 미래를 말하다
오는 11월 21일의 성과공유회는 단순한 종착점이 아니다. 오히려 상주시가 이제 ‘실험’을 넘어서 ‘제도화와 확산’을 고민할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주민이 실험가가 되고, 마을이 혁신의 무대가 되는 이 흐름은 대한민국 지방의 미래 전략으로 충분히 검토될 가치가 있다.
작지만 단단한 변화, 마을에서부터 시작된 실천은 결국 사람이 돌아오는 지역, 삶이 회복되는 공동체로 이어질 수 있다.
출처: 대구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