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 주민주도형 마을리빙랩 성공사례] 주민이 마을의 미래를 설계하는 새로운 실천이 시작됐다.
상주시는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와 공동체 약화라는 지역적 위기를 마주하며, 기존 방식의 한계를 넘어설 정책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왔다. 그래서 기존처럼 행정이 문제를 설정하고 주민은 동원되는 방식이 아니라, 주민이 생활 속 문제를 직접 정의하고 해결하는‘주민주도형 마을리빙랩’ 모델을 본격 도입한 것이다.
상주시 주민주도형 마을리빙랩 운영기관인 사회적 기업 가람과사람(주)는 이 사업의 추진 과정과 성과를 시민과 공유하고, 전국적 확산을 위해 지난 2년간 마을 리빙랩 운영과정을 네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이번 기사는 그 출발점으로 사업이 왜 시작되었는지, 무엇을 지향하는지를 다룬다. 마을리빙랩을 단순한 주민참여 사업이 아닌, 지역혁신 구조의 전환 장치로 활용하고 있다.
종전의 정책이 ‘주민 참여’ 자체를 성과로 인식했다면, 상주의 모델은 주민이 실험의 기획자이자 실행 주체가 되고, 실험 결과가 정책으로 이어지는 실행형 리빙랩 구조를 목표로 한다. 이러한 변화는 “누가 지역을 바꾸고 있으며, 그 변화는 어떤 방식으로 발생하는가”라는 질문에 상주시가 심도 있게 응답하기 위한 과정이기도 하다.
영남대 변광인 교수가 주도한 ‘농촌생활 갈등관리’ 특강을 집중해서 듣고 있는 상주시 주민주도형 마을리빙랩 연구원들의 모습.
핵심은 문제 해결의 출발점을 행정이 아닌 주민 스스로에게 둔 것이다. 주민들은 각 마을에서 일상 속 불편과 난제를 발굴하고, 이에 대한 해결 실험을 설계·실행하는 생활밀착형 실험 구조를 구축했다. 이는 단순한 참여 유도나 교육 수준을 넘어, 주민 역량이 실제 변화로 전환되는 구조적·누적적 실험 체계가 작동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상주시 주민주도형 마을리빙랩 프로그램은 교육과 실험 과정을 통해 양성된 ‘마을연구원’(지역 주민)을 중심축으로 주민주도형 사업 운영체계를 구축했다. 여기에 전문가·행정·운영기관이 역할을 분담하는 책임멘토 기반의 협업 거버넌스가 결합하면서, 마을리빙랩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재현 가능한 지역혁신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실험의 결과는 행정제도와 정책체계로 연결되기 시작했다. 리빙랩에서 축적된 주민 경험과 실험 성과가 공공정책에 반영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상주시가 리빙랩을 단순한 사업 운영이 아니라 정책 설계 도구로 활용하려는 의지가 가시화된 대목이다.
또한 사람·공간·관계·정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지역 기반이 형성되면서, 마을 단위에서 사회적·문화적·경제적·제도적 및 정책적 자본이 축적되는 생태계 역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상주시의 리빙랩이 당면한 문제를 점검하는 수준을 넘어, 지역이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향후에는 ▲마을별 실험성과의 구체적 분석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한계와 과제 ▲확산 전략과 정책 연계 방안 등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연재는 상주시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그 변화를 누가 만들고 있으며,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를 기록하는 과정이다.
출처: 대구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