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 주민주도형 마을리빙랩 성공사례] 주민의 생각이 행동으로, 행동이 변화로…‘실행 메커니즘’ 드러나다
상주시가 운영한 주민주도형 마을리빙랩이 단순 참여 프로그램을 넘어 주민행동 기반의 변화기제(Change Mechanism)로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지역사업이 ‘참여율’과 같은 정량적 성과지표에 머물렀다면, 상주형 리빙랩은 주민의 관점 변화→실험 설계→실행 참여→지역 자산화로 이어지는 구조적 변화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분석은 마을별 결과를 자본 유형으로 구분했던 기존 평가와 달리, 변화가 어떤 방식으로 발생했는가에 초점을 맞춘 첫 공식 분석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첫째, ‘관계 전환(Relational Shift)’이다. 외남면과 화동면 반곡리는 주민 간 신뢰 회복이 활동의 출발점이 되었으며, 공동밥상·작은 음악회 등 일상 속 실천이 공동체 재결속의 매개로 기능했다. 기존 사업이 ‘사람을 모으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실험은 ‘함께 존재할 이유’를 만들어내며 관계망이 스스로 유지되는 구조를 형성한 점에서 차별성을 보인다.
셋째, ‘역할 전환(Role Shift)’이다. 상주시는 교육–실험–멘토링이 연결된 구조를 설계해, 주민을 단순 참여자에서 연구자이자 실행자로 전환시켰다. 특히 ‘마을연구원’ 체계는 주민이 과제 수행자가 아니라 문제 정의자이자 해결 설계자가 되는 역할 변화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으며, 이는 타 지자체 리빙랩 정책과 구분되는 상주형 모델의 대표적 성과로 평가된다.
넷째, ‘자산 전환(Asset Shift)’이다. 북문동·동성동·모동면 연구원들은 버려지던 샤인머스켓 낙과를 음료·식초·반찬 등 파일럿 제품으로 실험·가공하며 폐기물로 여겨지던 농산물을 경제적 자산으로 재정의했다. 이는 주민 실험이 일상 문제 해결 단계를 넘어 시장 진입과 브랜드 확장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다섯째, ‘구조 전환(Structural Shift)’이다. 상주형 리빙랩은 사업 종료 시점에 결과가 사라지는 기존 프로젝트 구조와 달리, 주민 실험 경험을 제도화하는 절차를 내재화했다. 마을연구원의 제안은 정당성·실행가능성·지역성에 따라 채택·보완·반려 절차를 거치며, 단순 의견 수렴이 아니라 실험 결과가 정책화로 이동하는 구조적 연결장치로 작동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다섯 개의 전환축은 상주시 주민주도형 마을리빙랩이 더 이상 이벤트형 사업이 아니라, 주민 사고의 변화→실행구조의 안정화→경제·문화·정책 영역의 실체적 변화로 확장되는 단계적 혁신모델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번 성과는 주민이 문제를 말하는 단계에서 멈추지 않고, 스스로 해결안을 설계하고 자산화까지 연결한 데 의미가 있다. 이 구조가 지속된다면 리빙랩은 하나의 사업이 아니라 지역정책의 실행 방식 자체가 될 것”이라는 평가는 마을리빙랩 사업의 새로운 영역개척을 의미한다.
사회적기업 가람과사람(주)는 향후 리빙랩 실행 과정에서 확인된 한계 요소와,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제도·운영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리빙랩 사업에서 ‘무엇이 성과인가’에 대한 현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상주형 리빙랩 모델이 향후 경북형 정책 플랫폼으로 확산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출처: 대구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