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익의 누구나 평생교육] 책 읽어주는 평생교육사
새해 들어 책을 30권 정도 구입했다.
황금종이, 장사 교과서, 살아 숨 쉬는 도시, 인구소멸과 로컬리즘, 추락하는 일본의 출산율이 한국보다 높은 이유 등 업무와 관련된 책이다.
전부 읽을지는 의문이다. 작년처럼 계획서와 보고서 등에 한 줄 골라 작성할 기회만을 엿보는 기능으로 만족할 것 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행복한 무릎’(happiness Knee)이라는 말이 있다. 집에서 엄마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 아이가 앉아있는 엄마의 무릎을 일컫는 말이다.
엄마의 품에 안겨 그림책이나 이야기책을 읽는 시간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일 것이다.
아이에게 사랑을 느끼게 하고, 이야기를 즐기는 힘, 책을 좋아하게 하는 힘을 길러주는 원천이 된다.
이런 시간이 중요하다는 걸 알기에 태어나자마자 매일 책을 읽어주고 있다.
책 읽어주기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책 읽어주기에 대한 이해나 관심이 큰 걸 알 수 있었다.
40여 년 전, 국민학교 시절에 학교에서 많은 상을 주었다.
올바른 걸음걸이를 위한 행진왕, 그리고 책을 많이 읽으면 주어지는 독서왕이라는 상이 있었다.
동화책, 고전, 역사, 과학 등의 학교에서 추천하는 책을 읽는 시간이 별도로 지정되어 있었다.
어느 정도의 책을 읽고 난 후 200자 원고지에 독후감을 써서 제출하면 상으로 독서왕 배지를 주었다.
직접 책을 읽기도 했고, 선생님도 읽어주셨고, 실습 나오신 교생 선생님도 책을 읽어주셨다.
그 당시 기억에는 교실 한쪽 벽면이 책으로 가득했었다.
미국의 세계무역센터의 쌍둥이 빌딩이 2001년 알카에다의 테러로 무너질 당시에 부시 대통령은 학교에서 책을 읽어주고 있었다고 한다.
책을 읽어 주던 중간에 그 소식을 들었고, 잠시 고민하던 부시 대통령은 마저 책을 읽어주고 교실을 나왔다고 한다.
이 일로 미국 사회에서 논란이 커졌는데 국가 위급 사태에 무책임하다는 주장보다는 아이들과의 약속이니 잘한 일이라는 주장이 우세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책을 읽어주는 나라, 무엇보다 국가 위기 상황에서도 아이들과의 약속과 활동을 소중하게 여기는 모습이야말로 놀라운 일이다.
‘독서는 사람을 키우는 힘(2006)’은 미국에 사는 김성혜 교수가 미국에 살면서 알게 된 책 읽어주기, 독서, 도서관 교육을 소개하는 책이다.
미국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는 책 읽어주기와 책 읽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꾸준히 실천한다는 내용이다.
이런 힘이 미국을 유지하는 힘이고, 인간을 인간답게 키울 수 있다고 소개한다.
독서는 간접경험을 통해 지혜를 주고, 지혜를 넘어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
책을 읽으면 동반되는 내적 성장은 사고하는 습관을 통해 기를 수 있다. 또한 독서는 땅바닥에 떨어졌던 나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기 효능감을 찾도록 도와주는 긍정적인 멘토 역할을 한다고 한다.
한 권의 책은 다양한 관점으로 이해하고 해석함으로써 깊이가 있고, 내적인 성장을 이룬다.
책 한 소절에 보고서와 계획서가 완성될 수 있다는 것에 나는 독서의 길로 입문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가방에 책 한 권이 들어가 앉아있게 되었다.
새해가 시작되었다. 우리는 작년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오늘도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독서의 힘으로 세상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고 타인을 배려하는 폭넓은 사람이 되어감을 느끼면 좋겠다.
내 직업 활동에 변화를 주고 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한 밑거름은 독서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에서도 가정에서, 평생학 습원에서도 당연히 책을 읽어주는 그런 날이 오기를 꿈꿔 본다.
‘평생교육사 여러분, 함께 책 읽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