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익의 누구나 평생교육] 읍면동 소상공인의 피트 스톱?
읍면동 소상공인의 피트 스톱?
최근‘정부가 함께합니다’라는 소책자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종합대책이라는 제목으로 전국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배포되고 있다. 양질의 종이 재질에 십여 쪽의 분량으로 자동차 경주의 최정상 대회인 포뮬러 원(F1)의 피트 스톱 상황을 대표 이미지로 활용해서 제작되었다.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적절한 내용 구성이다. 첫 구절에‘운전자는 자영업자입니다’라고 시작하면서 ‘여기에 지방정부, 사업자단체, 금융기관, 여러 부처가 딱 달라붙어야 합니다’라고 굵고 찐한 글씨체로 강조한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데 늦으면 소용이 없다는 부연 설명도 포함되어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 나타나는 페르소나가 소상공인과 운전자, 그리고 F1 자동차 경주이다. 이러한 등장인물이 지금의 소상공인들이 처해져 있는 상황과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 누가 이런 말을 했지? 하고 아래쪽을 살펴보니 행정부 수반이신 분의 성함이 보였다, 필자는 정치를 잘 모른다. 하지만 현실적인 부분과는 다소 동떨어진 듯한 표현이 작성된 유인물의 내용이 아주 아쉽다. F1 그랑프리는 FIA 주최로 개최되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대회이다. 규정이나 규칙을 뜻하는 Formula와 최고라는 1을 조합하여 만든 명칭이다. 피트 스톱(Pit Stop)은 타이어 교체 또는 차량 정비를 위해 일시 정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새 출발 희망 프로젝트를 홍보하는 내용에 F1 그랑프리 운전자를 소재로 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점이 생긴다. 또한, 지방정부, 사업자단체, 금융기관, 여러 부처가 함께 딱 달라붙어야 합니다는 피트 스톱의 피트 크루와 연관 지어 강조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돈이 없어 배고픈 아이들에게 라면 끓여 먹으면 돼. 라는 슬픈 소리로 들린다.
배포된 유인물에는 채무비용 절감, 전기료 등의 부담 완화, 매출 지원 및 안전망 강화, 수출 및 해외 진출 촉진 등의 지원 제도는 소상공인이 몰랐던 부분의 정보를 습득하고 영업 활성화를 위한 좋은 내용이다. 하지만 스마트·디지털 기술 현장보급 사업은 공급업체와 소상공인의 마찰, 조잡한 기기 제공, 이면 계약 등으로 공신력을 잃어가고 있는 지원사업이다. 실태점검을 통해 진정 소상공인이 필요로하는 건전한 사업으로 전환되길 기대한다. 또한,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의 경영개선지원사업 내용을 보면 하나의 권역을 담당하는 위탁기관의 사업비는 34억 원 규모이다. 그중에 국고보조금 20억 원은 소상공인에게 지원되는 사업화 자금이다. 나머지 14억 원은 경영진단, 경영개선 교육, 운영비 등으로 위탁 운영하는 단체에 지급된다. 소상공인 언·콘택트 교육의 문제점과 회계 멘토 등 지역이 안배되지 않고 준비되지 않는 비전문가 활용 등에서 문제점이 발생되고 있다.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의 문제점은 지원의 실효성과 정보 접근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많은 소상공인이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해 신청을 주저하거나, 지원이 실제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복잡한 절차와 조건이 소상공인들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 대도시 위주가 아닌 읍면동 단위 소상공인도 살펴보아야 한다. 대한민국 정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대도시 또는 시군구 행정구역의 소상공인보다는 읍면동 단위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도 살펴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이 있어야 한다. 최근 경북지역 새마을금고 추천을 통한 읍면동 단위 소상공인의 컨설팅과 한 가게당 100만원 가량 간판 교체 등의 시설 지원사업은 좋은 사례이다. 안동과 의성지역에서 추진되어 경북지역 전체로 확대되었다고 한다. 향후 소상공인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대한민국 읍면동 단위의 소상공인들이 관심과 지원을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들이 피트 스톱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을 때까지...‘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데 늦으면 소용없답니다.’ [대구일보 오피니언]